YOON SE YEUL
21 APRIL - 6 MAY,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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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슈-마포 비단에 먹 49x29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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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수화
윤세열

볼펜으로 종이에 자신에게 시각적으로 인지되는 대상에 대해 낙서하듯 그려본 행동은 화가가 아니더라도 어느 누구나 경험했을 법한 일이다. 이렇듯 자신의 주변환경을 기록한다는 것은 어쩌면 아주 일차원적이면서, 그러한 행동이 하나의 시각 이미지 작품으로 완성될수록 주변을 드로잉하는 행위는 가장 이성적인 행위라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내 시각에 쉽게 인지되는 주변환경을 드로잉한다. 크로키북에 연필로 드로잉하거나, 가느다란 세필을 가지고 비단에 드로잉하거나, 스마트폰의 메모 기능에 드로잉을 하여 출력을 해보기도 한다. 서울에서 30여년이 넘게 생활해온 나에게 서울, 도시 풍경을 드로잉한다는 것은 시각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어쩌면 즉흥적이고 일차원적인 요소가 있어 보이지만 작업으로 심화될수록 다양하고 심각한 고민을 수반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동양회화사에서는 이러한 '주변을 기록하는 행위'에서 지도(地圖)가 시작되었고 山水畵로 진행되었다. 나도 나의 주변환경을 드로잉하는 작업을 ‘도시山水畵’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비단에 먹을 사용하여 작업을 진행하며, 가끔은 시간의 흐름을 작품에 표현하고자 오리나무열매를 달인 노란 물로 비단을 염색하기도 한다.
나의 작업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도시풍경을 이루는 수많은 필치이다. 이 필치들은 아주 가느다란 세필로 낙서를 하듯 한필, 한필 이루어진 것으로 그 필치들에는 찾아보기 힘들게 존재하는 ‘文字’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것은 동양회화에서 문자와 그림은 모필 사용으로 인해 그 연원이 같다는 이치와 같이, 작가 본인이 의도하지 않게 작품 제작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하였으며 이러한 ‘문자’들은 작품을 제작하는 동안의 작가의 감정을 뜻하는 ‘漢字’나, 작품 제작 과정 중에 자연스럽게 思考를 통해 발상되는 ‘문자’들을 삽입하여 화면 안에서 또 다른 나의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도심풍경에 등장하는 아파트 창문은 囚(가둘 수), 혹은 耳 (귀 이)로 표현하여 지금 우리사회가 말하는 ‘소통’ 혹은 ‘소통의 부재’에 대하여 언급을 하거나, 때로는 작업실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대중가요를 따라 부르면서 들리는 그대로 가사를 적어보기도 한다. 혹은, 요즘 웹상과 통신에서 많이 사용되는 ‘외계어’를 적기도 하는데, ‘외계어’는 우리가 살아가는 동시대의 모습을 함축적으로 유쾌하게 상상력을 풀어낸 언어표현이라고 생각하기에 함께 구성해 보기도 한다.
이러한 ‘문자’들의 구성은 작가 본인이 작품 제작 과정 중에 의도하지 않게 작품에 삽입되는 것으로 작품 제작 완성 후에 그 ‘문자’들은 작품 표면에 쉽게 드러나지도 쉽게 찾아보지 못할 수 있는 작품 감상의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최근작에서는 현재 대학원에서 전공한 동양철학에서 접한 동양의 古書들, 예를 들어 논어나 맹자와 같은 사서삼경에 나오는 우리의 삶과 연관된 한 구절을 적어 넣기도 하며, 선인들의 풍류시를 작품 한 쪽에 구성하기도 한다. 古書의 내용과 선인들의 풍류시의 구성은, 시간은 흐르고 시대도 변했지만 예나 지금이나 인간은 삶에 대한 궁극적인 이야기를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우리의 삶과도 밀접하다 생각하고 작품에 함께 구성한다.
작업이 진행될수록 ‘문자’는 일반적으로 우리사회에 언어로 통용되는 ‘문자’가 아니라 외형상으로는 ‘문자’의 형식을 갖췄으나 누구도 인식할 수 없는 모필로 그리는 과정 중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변형, 혹은 ‘기형의 문자’로 변형되어 가고 있다. 이것은 감상자 뿐 아니라 작업을 진행하는 작가 본인 또한 그 ‘문자’의 의미를 모른다. 이렇듯 나의 작업에서 화면을 구성하는 도시풍경은 일차적인 시각이미지로 다가오지만 그 안에 수많은 ‘문자’들은 일차적인 시각이미지 너머의 또 다른 의미로 풍부하고 다양하게 해석되어 또 다른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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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열 (尹世烈)

1976년생
추계예술대학교 동양화과 및 동대학원 졸업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 예술철학분야 박사수료

개인전>
2015 山水-도시 유람, 이목화랑, 서울
2014 山水-旅程, 아트스페이스H, 서울
2013 山水-도시산책, 이목화랑, 서울
2012 山水-孔子와 거닐다, 아트스페이스H, 서울
2011 山水-재개발된 도시풍경, 이목화랑, 서울
2011 山水-재개발된 도시풍경, 아트스페이스H, 서울
2009 山水-재개발된 도시풍경, 아카스페이스, 서울

주요 단체전>
2015 신소장품展, 제주현대미술관, 제주
제6기 입주작가展, 이중섭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제주
2014 바람섬의 나날들展, 이중섭미술관, 제주
근‧현대 한국미술의 흐름展, 해든미술관, 경기
2013 한국은행이 선정한 우리 시대의 젊은 작가들展, 한국은행, 서울
후소회 42회 정기전-Vision 한국화 2013, 예술의 전당, 서울
2012 이것이 대중미술이다展, 세종문화회관, 서울
추계예술대학교 미술관 개관展, 현대미술공간 C21, 서울
2011 통의동 보안여관 창문展, 통의동 보안여관, 서울
안견회화정신展, 세종문화회관, 서울
2010 그림, 철학을 그리다展, 성균갤러리, 서울
사제동행展, 인사아트센터, 서울
2009 동양화 새 천년展, - 한국화의 현대적 변용, 예술의 전당, 서울
ASYAAF, 옛기무사건물, 서울
2008 철학과 예술의 향연展, 정갤러리, 서울 외 다수의 단체전 참여

수상경력>
2014년 이당미술상, 후소회
2013년 한국은행 신진작가, 한국은행
2012년 SeMA young artists, 서울시립미술관
2009년 후소회 청년작가상, 후소회

소장처>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양평군립미술관
이중섭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해든미술관
한국미술박물관
한국은행

기타>
이중섭창작스튜디오 6기 입주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