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용 KIM JI YONG
2020.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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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 용
1992년생

학 력
2019 세종대학교 패션디자인, 회화과 복수전공, 졸업
2019 세종대학교 대학원 한국화 석사과정 재학

개인전
2020 ‘색다른 사랑’, 이목화랑, 서울

그룹전
2019 ‘여름이 지나도 우는 매미’, 세종아트갤러리, 서울
2018 ‘at the very moment’, 키미아트, 서울
2018 ‘뉴 드로잉 프로젝트’ 3회, 양주시립 장욱진 미술관, 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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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사랑 / 김지용

수북하게 쌓여있는 사진들 중 그리기에 적합한 사진들을 골라낸다. 모두 부모가 찍어낸 사진들이다. 지금은 생경한 사물들과 상황들이 만들어내는 이상한 풍경은 나의 이목을 끈다.
특히 나의 유년과 부모의 젊음은 지나치기 힘든 장면이다. 필름사진의 제한된 셔터 수는 신중하게 그것들을 잘 잡아놓았다.

애정어린 시선을 거쳐 담긴 화면엔 어떤 덩어리가 맺히곤 한다. 그 덩어리들을 더듬으며 그려내는 것은 그저 ‘사진을 그려내겠다.’ 라고 말할 수 없는 다른 마음을 먹게 만든다.
그것을 뭐라 부를 순 없지만, 그것은 분명히 재현이라는 지루한 단어를 부수는 무언가가 되어 나의 손과 눈을 움직이게 만든다.

매일 사진을 통해 그들의 모습을 관찰한다. 왕왕 그들의 얼굴을 간질이며 뿌듯해하고, 지나버린 풍경을 보며 아쉬워하기도 한다. 이 과정은 도리어,
그들에게서 한 발치 떨어지게 한다. 항상 올려다보던 부모님이지만, 이제 나의 고개는 그들의 눈높이와 맞닿는다. 그들의 귀여운 서기가 되어
다시금 그들의 삶을 기록하는 느낌이랄까. 나의 작은 미술사는 시작부터가 부모의 몫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은 카키색이다. 반대로 가장 싫어하는 색은 남색이다. 검은색보다 덜 진한 것이 차갑기도 해서 나랑은 평생 어울리지 않던 색이다.

아버지의 회사에선 이따금 옷 보급이 나오는데, 어느 겨울엔 꽤 빵빵한 패딩과 함께 내피도 나왔다. 아버지는 부러 남색이 멋지다며, 카키색도 있었는데
남색을 받아오셨다. 내가 좋아하는 색을 모르는 것은 그렇다 쳐도, 가장 싫어하는 색을 골라오시다니, 그게 퍽 웃겼다. 부모의 앞에서 새 옷을 입어보고 한 바퀴 돌아본다.
잘 웃지도 않는 아버지의 입에 얇은 미소가 걸린다. 속으론 함박웃음을 짓고 계실 것을, 이미 나는 안다. 이렇듯, 부모의 사랑은 늘 나와 색이 달랐다.